고독함

 

 

  1.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소설. 오베라는 남자를 읽고 졸업식에 간다.
    좋은 사람들이 있음에 행복한 것이다. 갑자기 나온 그의 눈물을 이해했다.
    2년 뒤에도 좋은 사람들이 남아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언제나 소외감을 느꼈다. 내가 저 자리에 있을 수 없다는 그런 감정들.

  2. 생각해 보면 그런 것이다. 
    운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한창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기의 나는 사랑받고자 하는 이에게 사랑받아본 기억이 없다. 대신 사랑하고자 했던 이에게 매몰차게 대했던 기억 뿐이다.
    언젠가 경험했던 야밤의 진실게임은, 나와 같은 몇몇에게는 그냥 머리 위로 날아가는 화살마냥 그 존재를 무시하고 비켜갔고, 그 광경에 속하고 싶었던 나와 모멸감을 느꼈던 나는 같은 장소에 있었을 것이다.

  3. 35세가 넘은 나는 그 소외감을 조금은 더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다.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아님을 체득하고 있고, 또한 타인의 행동에 아무런 악의가 없음도 알고 있으며, 보조자로서의 존재 역시 가치가 있음을 알고 있다. 
    무엇보다도 날 좋아해주며, 내가 좋아하는 이들이 세상에 존재함을 알고 있고, 모든게 적용되지 않는 순간에도 냉소로써 스스로를 보호하기도 한다.

  4.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이 떠오를 때면 같이 할 수 있는 아내. 그리고 딸.
    늦은 밤 의미없는 술자리들을 물리치고 맞이하는 쓸쓸함에도 아마 나는 15년 전처럼 고독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영원히 나는 진실게임의 주인공이 될 수 없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나는 자신이라는 존재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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